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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173

이하이 - 한숨, 나는 나를 안아줘도 괜찮다.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이하이의 한숨을 다시 듣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가끔 제목이 보이면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감았다. 종현의 엄청난 팬은 아니었어도 그때의 무너지던 밤은 기억한다. 책상 앞에 앉아 창가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몇 번 이 노래가 방송에서 거리에서 울려도 깊이 듣지 않았다. 무너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얼마 전 이 노래를 끝까지 들었고 나와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에게 어느 때의 위로가 되어줄 것만 같았다. 코끝에 찬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는 어떤 생각을 하며 이 곡을 썼을까. 종이에 펜으로 적어 내려갔을까. 가사를 생각하다 눈물이 났을까. 위로가 되었을까. 스스로에게 하고 싶던 말이었을까. 누군가에게 듣고 싶던 말이었을까. 여전히 많은 생각..

노래 2021.10.13

영탁 - The Blower's Daughter & 희재, 비긴어게인 감동의 무대.

영탁이 부른 원곡 The Blower's Daughter는 Damien Rice가 부른 팝송으로 2003년 여름 발매된 곡이다. 어릴 때 쌀(Rice)이라고 부르며 참 많이도 들었던 가수의 곡을 영탁이 부르는 장면을 보게 될 줄 몰랐다. 처음에는 의외의 선곡이라 생각했고 도입부 들어갈 때까지는 과연 이 곡을 어떻게 해석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1절이 끝나갈 무렵부터 이미 나는 화면 속 아름다운 풍경 속에 함께 있었고 가사에 집중하며 노래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었다. 감정이 고조되고 마치 내가 가사 속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 주인공이 된 것처럼 빠져 곡이 끝날 때 박혜원(HYNN)님과 같이 반응했다. 나도 모르게 혼자 박수를 치고 고개를 흔들며 감탄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곡에 온전히 잠겨있다가 나온..

노래 2021.10.12

볼빨간 사춘기 - 나의 사춘기에게

한없이 작아지는 날이 있다. 나는 왜 이렇지?를 반복하며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누르고 있을 때 무한한 곳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든다. 누구든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나아질까 생각하는 내가 이기적인 것 같아서 다시 나를 괴롭히기를 반복한다. 하늘이 무너질 큰 일도 아닌데 종일 휘청거리다 위가 아파온다. 아까 먹은 것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모르겠다. 매일 즐거울 수 없지만 이젠 익숙해져도 괜찮을 것 같은데 흔들릴 때마다 부족하다고 느낀다. 아직 다 크지 않았구나. 더 커야 하는 구나. 볼빨간 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는 이런 지금을 말하는 것 같아 들으며 위로를 받고 있다. 사춘기는 사춘기라는 핑계라도 있지. 사춘기가 두세번은 지나갈 나이를 안고 사는 건 가끔 너무 힘들다. 고작 이런 일로..

노래 2021.10.12

박효신 - 야생화,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이 구절의 울림을 아는 사람 많겠지. 곡의 끝으로 이어지는 고음만큼 전반적인 곡의 흐름이 주는 감동이 생생하다. 박효신의 야생화를 설명하기 위해 어떤 단어를 골라야 할까 한참을 고민해도 영적이라는 표현보다 어울리는 단어를 찾지 못했다. 존재하는 단어 중 가장 감동을 주는 단어들만 고르고 골라서 모으면 그의 음악이 될 것 같다. 비 온 뒤 숲이 머금은 공기 사이로 걸어 다니는 고양이는 어디로 가는 걸까. 빗물이 똑똑 떨어지는 벤치에 앉아 듬성듬성 피어있는 빨간 꽃의 숨소리를 듣고 있다. 캔버스의 여백 같은 구름 없이 하얀 하늘에 색을 칠하고 싶어 진다. 소나무에 방울방울 맺힌 물방울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외롭지 않다. 2014년 봄에 발매된 곡으로 작사 작곡에 박효신이 참여했..

노래 2021.10.11

임영웅 - 보라빛 엽서, 미스터트롯의 시작이었다.

임영웅이라는 가수를 처음 알게 된 계기가 바로 임영웅의 보라빛 엽서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 옆에서 이런저런 노래를 함께 듣다가 이 곡이 뭔지 물었던 기억이 있다. 원곡은 가수 설운도가 불렀고 작사 김연일, 작곡 설운도, 편곡 임현기다. 네이버 검색으로 가사를 확인하고 생각보다 짧아서 놀랐다. 생각해보면 스치듯 처음 들었던 그날에도 정확한 가사의 의미가 중요하지는 않았고 듣자마자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를 느꼈다. 곡도 가수도 모르던 곡을 몇 초의 짧은 시간에 궁금하게 만드는 힘은 대단하다. 세대를 떠나 시대를 떠나 찾게 되는 노래다. 2020년 3월 발매된 곡이니 벌써 1년 하고도 6개월 정도가 지난 곡이구나. 그럼에도 아직 그때 부모님과 함께 미스터 트롯을 보고 듣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추억이 곡에 ..

노래 2021.10.10

다비치 -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인생 최고 라이브였다.

가창력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다비치는 라이브로 듣고 말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녔다. 딱 한 번 들은 사람이 이렇게 유난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시기가 끝나거나 다비치가 공연하는 날에 반드시 가겠다고 내 다음 공연은 다비치라고 물어보지도 않은 말까지 하면서 추천하는 가수다. 너무 많이 말하고 다녀서 지난 포스팅에도 썼던 내용일 수 있지만 다른 가수 공연에 게스트로 나온 다비치의 노래를 큰 기대 없이 듣다가 깜짝 놀라 죄송하게도 본 가수 공연 내내 다비치 생각했던 바로 그날부터였다. 이해리 님 노래 잘하는 건 다양한 방송에서 많이 보고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들으면 순간을 멈춰 영원으로 남기고 싶을 정도로 노래를 잘한다. 그리고 더 놀란 건 강민경 님의 노래였는데 감탄의 연속이었다. 음원이나 방송으로 볼..

노래 2021.10.09

폴킴 - 찬란한 계절, 을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

조금 전 온몸에 소름이 돋았는데 가을바람 때문인지 폴킴의 찬란한 계절 때문인지 모르겠다. Fall에 Fall킴이 왔다고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귀엽고 6시에 맞춰 노래를 들으려 책상 앞에 앉은 나도 누군가 본다면 귀여울까? 뮤직비디오를 먼저 보고 Gloomy Sunday, 투성이까지 전곡을 한 번 듣고 타이틀곡이자 앨범명인 찬란한 계절을 반복해서 듣는다. 심플하지만 깊게 남은 뮤비의 장면이 시원하게 앞에 그려지고 요즘처럼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 떠난 기분이 든다. 찬란한 계절은 폴킴, 구름 작사 그리고 구름 작곡이다. 알고 들어서 그렇겠지만 몽환적인 분위기와 리듬이 어쩐지 가수 백예린이 떠오르기도 한다. 폴킴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조심스러울 정도로 잔잔하게 연주되는 피아노 위에서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

노래 2021.10.08

엔플라잉 (N.Flying) - 피었습니다. (Into Bloom), 빛나는 희망을 노래해.

새로 발매된 앨범을 보다 엔플라잉?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었다. 흔히 말하는 '요즘' 노래를 바로 접하는 일이 거의 없는 나에게 이런 순간이 오다니. 밴드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라 예전에 우연히 듣게 된 엔플라잉의 곡이 기억에 남아 이번에 발매된 앨범 TURBULENCE 모든 트랙을 듣고 가장 먼저 좋아진 곡, 피었습니다. (Into Bloom)을 한참 듣고 있다. 평소처럼 작사 작곡 편곡자를 검색했고 엔플라잉 멤버 이승협(J.DON)의 자작곡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밴드가 본인의 음악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좋은 곡을 직접 만들고 부르는 가수인지 몰랐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사실 몇 가지는 이 앨범 TURBULENCE는 난기류를 뜻하며(비행기를 타다 보면 터뷸런스를 경..

노래 2021.10.07

AKMU(악뮤) - 낙하 (with 아이유), 우울인지 희망인지 모를 거기 어디에.

2021년 7월 26일. 앨범이 처음 발매되었던 날에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 나에게 악동뮤지션은 그런 존재고 아이유와 함께 했다는 타이틀이 궁금해서 가장 먼저 들었던 기억이 있다. 예상처럼 좋아서 한참 듣고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몇 번 먹었지만 매번 실패했다. 이유는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고 어떤 글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몇 달을 듣지 않았다. 갑자기 곡이 너무 우울하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너를 위한 나는 이 정도야 정도로 들렸다면 들을수록 나를 바닥으로 누르는 깊은 우울이 왔다. 가사처럼 뛰어내려서 깊은 곳으로 잠식할 것만 같았다. 양면의 힘이 존재하는 곡이다. 여전히 멜론 순위에 있고 오늘 다시 들으니 또 다른 느낌이라 용기 내어 오늘의 노래에 올리기로 했다. 말 그대로 오늘..

노래 2021.10.07

폴킴 - New Day, 기대와 희망을 담은 따뜻한 노래.

어제의 오늘의 노래에 이어 오늘의 오늘의 노래 역시 폴킴이다. 폴킴 노래 중에 모르지만 좋은 곡 찾기 프로젝트처럼 노래를 뒤적이다가 만난 곡이다. 폴킴의 New Day 역시 다른 곡과 같이 지금 이 순간에 스며드는 편한 곡이고 살랑이는 봄바람 같은 느낌에 가을 감성이 적절히 섞인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폴킴이라는 가수가 여름과 겨울 같은 극단적인 계절 같은 느낌 아닌 봄과 가을 같은 어디 중간 즈음에 자리 잡고 있는 사람 같다. 그의 노래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지나버린 이별을 견디며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는 곡이라고 한다. 유튜브로 본 하트 안무 영상은 귀엽고 길을 걸으면서 곡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안무가 그려질 것 같다. 기분 좋은 날 산책하며 듣기 좋은 곡이다. 어떤 사람은 출근길에 혹은 퇴근길에, 친..

노래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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