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붕어빵을 팔기 시작하고 골목에 서서 어묵 국물 마시며 여기저기 입김이 나기 시작하면 온 거리에 울리던 노래다. 요즘은 이런 풍경도 드물고 거리에 어떤 노래도 흐르지 않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때 살던 곳에 아주 작은 티브이가 있었고 시간 맞춰 채널을 돌려 드라마를 봤다.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언제든 원하는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던 시절이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OST로 2004년 11월 발매되었으니 7년 전 같지만 무려 17년 전이다. 세월이 이렇게나 많이 흘렀다.
사람들은 학창 시절에 듣던 음악을 기억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효신의 눈의 꽃은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매년 함께 나타나는 노래가 되었다. 노래방에서 이 곡을 부르거나 들은 적 한 번은 있을 우리들의 추억 속 드라마와 박효신의 목소리가 어울리는 계절이다. 요즘 친구들은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라도 듣는 다면 아마 매년 겨울의 시작점에 자연스레 찾게 되지 않을까. 돌아보면 그 시절 드라마 OST 중 이렇게 강산이 변해도 사랑받을 만한 명곡이 많았다.
추억을 그리워하는 건 절대 다시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때론 이루어지는 것과는 달리 아무리 소원해도 절대 가까이조차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면 점점 멀어지기 때문이다. 나도 과거에 대한 미련으로 마음 아파하며 보낸 시간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저 그런 기억 하나 마음에 품고 있음에 감사하며 웃는다. 어릴 땐 존재하지도 않았던 생각과 감정들이 어른이 되어가며 하나씩 내게 온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그랬다면 그런 순수함을 잃어 마음 한편 그리워할 추억 하나 담지 못 했을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라도 위로해야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애틋함을 덜어낼 수 있다.
지금 흐르고 있는 1초 1분의 시간 역시 나중에는 간절해질 청춘이라 생각하면 쉽게 흘러 보내고 싶지 않다. 방금 또 1분이 흘렀다. 벌써 첫 문장이 과거가 되었고 내가 쓸 다음 문장은 미래가 된다. 현재의 나는 박효신의 눈의 꽃을 들으며 노래를 처음 들었던 과거로 돌아갔다가 박효신 콘서트에 갔던 날로 돌아갔다가 다시 오늘의 노래를 작성하는 지금에 왔다. 애절한 가사와 말이 필요 없는 신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하루 종일 감성에 젖어 보낼 것만 같다.
누구의 삶도 그렇겠지만 우여곡절 많았지만 행복했다. 덕분에 따뜻한 오늘을 보낼 거고 내일은 다시 내일이 되겠지. 올해 첫눈은 언제?
그대 곁이라면 또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그런 기분이 드네요
박효신 - 야생화,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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