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이야기해주는 것 같은 가사를 좋아한다. 실제 있던 일을 바탕으로 디테일이 정확하면 할수록 감동은 깊어진다. 거짓 아름다움보다 솔직하게 추한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말이 그렇다는 거고 창모의 핑계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정확하게 장면이 그려지도록 TMI 같은 디테일이 담겨있고 거기로 나를 데리고 간다. 그런 힘이 있는 곡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자신의 경험과 닮았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바로 떠오르는 순간은 없다. 그럼에도 마치 내 이야기 같다. 나의 과거 같다. 어린 시절의 사랑을 돌아보게 되는 정도의 비슷함은 있다. 없던 추억을 만들어주는 듯한 새로운 과거를 써 내려가는 듯한 곡이다. 누가 그랬다. 창모는 사랑 노래를 해야 한다고. 핑계는 그 말의 뜻을 알게 해주는 대표곡 중 하나다.
과거 혹은 사랑을 주제로 한 가사를 참 잘 쓴다. 평가를 할 입장은 아니지만 청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평소 힙합을 즐겨 듣는 편은 아닌 사람으로서 여러모로 감탄하게 하는 가수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창모를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것 정도다. 이제야 핑계에 감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포스팅에 쓴 아름다워는 그 후로도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오늘도 집에 오는 길에 한참 들었다.
명곡이 다른 것 아님을. 자꾸 흥얼거리게 되고 계속해서 찾아 듣게 되는 노래임을. '비공개 인스타그램으로 널 봐'라는 부분과 '나보다 두 살이나 어렸던 그댈'같은 가사는 정말이지 특별하지 않은데 그 평범함이 비상함을 만드는 글이다. 비공개 인스타그램으로 지난 사랑이 어떻게 지내는지 아직도 그런지 아닌지 확인하는 경험 그리고 그 과정을 풀어서 쓴 부분에 공감했다. 물론 나도 경험이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하나만 더하자면 중저음의 목소리가 아주 매력적이다. 오래 들어도 귀에 부담이 없다. 가끔 오래 들으면 그만 듣게 되는 노래나 목소리가 있다. 이유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창모 목소리는 취향이다. 묵직하지만 무겁지만은 않다.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니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한번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곡들이 많다. 아름다워에 이어 두 번째로 빠져버린 곡은 핑계다. 물론 다음 포스팅에 담을 노래가 미리 대기 중이다. 오늘의 노래는 창모의 핑계. 쌀쌀한 날씨에 딱이다. 이별한 사람에게 이런 노래를 추천해도 될까 싶지만 추천해본다. 오늘 달이 보름달처럼 동그랗다. 2018년 닿는 순간 앨범. 작사, 작곡, 편곡 창모. 천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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