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의 만남을 꿈꾼 적 있다. 같은 그림 앞에 멈춘 두 사람의 그림자를 상상하며 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그렇게 만나 지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는 쪽이지만 그땐 그랬다.
이 곡은 미술관에서 상상만 하던 작품을 마주했을 때의 느낌이라고 한다. 처음 들었을 때에는 내가 상상하던 만남에 대한 곡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물론 상상하던 그림을 마주했을 때의 설렘 역시 다를 것 같다.
콜드의 음악을 처음 듣게 된 건 '시'였다. (offonoff는 알고 있었다.) 반복되는 '이건 나의 시'가 맴도는 곡이다. 콜드의 곡은 주제와 상황이 명확하다. 곡이 그려진다. 몽환적이거나 모호한 예술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눈앞에 연상되는 곡이 전하는 확실함이 좋다.
미술치료는 가끔 느끼는 무기력함과 우울감에 도움된다.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하는 행동 말고 그저 색을 고르고 펜과 붓을 쥐는 것 만으로 치유가 되는 것 같다. 우뇌 활동이 도움된다는 게 정말일까? 꺼내서 버리는 게 아니라 흐려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히기를 바라며 다시 색을 고르고 있다.
그릴 때는 음악에 맞춰 리듬에 맞춰 그린다. 다 그러고 나서 보면 미완성인지 완성인지 모를 작업이 보이기 시작한다. 큰 사각형이 나다. 지금까지의 나 혹은 지금의 나 정도로 해석해본다. 정돈되고 반복되는 것들이 가끔 겹치는 정도의 변화를 주지만 많이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딘가 거칠고 힘 있는 부분과 조금 더 밝아지고 싶은 마음이 존재한다. 둘이 넓어지도록 밀어내면서 변화를 주고 싶다. 단순하고 밝은 면과 색다르게 튀는 점 하나 정도 더해서 규칙과 모양에 변형을 준 미래를 그린다. 그렇게 하나씩, 조금씩 더하고 빼고 결국 변화를 꿈꾸는 지금의 나를 그린 것이다. 선 그림, 후 해석.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며 그림을 그렸지만 여전히 곡이 단조롭지는 않다. 미술관에서의 첫 만남 설렘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만나게 될까? 된다.
2021년 01월 25일 발매된 이 앨범 이름은 이상주의, 작곡 Colde(콜드), BASECAMP, 작사 Colde(콜드), 편곡 Colde(콜드), BASEC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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