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봉은사를 찾는다. 절 특유의 분위기와 도심 속 사찰이 주는 고즈넉한 풍경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고 불교가 가진 편안을 느끼러 간다. 바쁘고 복잡한 현대 사회의 편리와 오염을 넘나들며 보낸 날들을 뒤로 잠시 멈춰 가기 위해서다. 계절마다의 경치가 아름답다. 오랜 사찰이 주는 정감도 느껴진다. 봉은사 명상길을 따라 걸으면 사찰을 한 바퀴 돌게 되는데 위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이 아주 멋지다. 걷다 보면 추위를 잊게 되고 중간에 만나게 되는 벤치에 잠시 앉아 쉬기도 하면서 자연 속에서 서울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서울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서 맑은 공기와 숲 가운데 잘 만들어진 공원 산책길을 걸으며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 몇이나 될까? 이곳에 봉은사가 아닌 뒤로 보이는 고층 건물이 가득했다면 어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