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방탄소년단 BTS - 봄날, 봄이 오는 길목에 아직 겨울인 당신을 위한 노래.

옵티머스 2023. 3. 2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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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울고 싶은 날이 있다. 어른이라고 그러지 말아야 하는 법도 없는데 왜 참고 또 참는 건지 모르겠다.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가면서도 시간이 가는 게 두려워 오늘을 잡고 싶은 모순적인 날들의 연속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마저 소음이고 이제는 명상마저도 힘에 겹다. 별 일 아닌 걸로 이러는 자신을 원망하면서 그대로 세상으로부터 숨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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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방금 아주 오랜만에 가사가 있는 한국 노래를 들었다. 설거지를 하며 들을 노래를 빠르게 고른다는 것이 알고리즘의 반쯤 추천해 준 목록에서 눈에 띄던 방탄소년단의 봄날(이라고 쓰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또 꾹 참는다)이다. 이럴 때 팁을 하나 공유하자면 입을 꽉 다물고 빈 벽이나 천장 등 허공을 바라보면 순간 울컥해서 흐를 것 같은 눈물을 참을 수 있다. 알고리즘, 봄이라서 봄날을 추천해 준 것이냐.
 

 

BTS JIMIN
BTS 지민이 봄이고 꽃이다


 
저마다의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우울과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1년 365일 행복한 사람이란 없지만 그 이유에는 행복이란 것이 지속되면 그 소중함을 잃기 마련이라 그렇다고 한다. 나이가 들고 다양한 상황에 놓이면서 지금 이 감정이 영원하지는 않다는 걸 알아서 그저 잘 지나가기를 바라며 침대 속에 한참 숨었다가 또 힘을 내서 헬스장에 가기도 했다가 날이 좋다니 잠깐이라도 걸어볼까 동네 산책 정도를 한다. 어릴 땐 어떻게 극복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3월도 끝을 향해 달린다. 그래도 아직은 코트를 입은 사람도 보인다. 나 역시도 여전히 겨울 이불을 덮고 잔다. 자꾸 눕고 싶은 요즘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계속해서 일으켜 세운다. 아주 작은 일을 너무 크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본다. 지나면 아무것도 아닐 일을 그때는 세상이라도 멈춘 듯 한걸음도 움직일 수가 없다. 웃으며 회상할 날이 오면 봄날을 들어야겠다. 아니 어쩌다 오늘처럼 봄날을 듣게 되는 날에 지난 오늘을 회상하며 웃을 것 같다. 그래야만 한다.
 

봄 꽃
봄 꽃


 
개나리가 폈더라. 거리 사이사이에 핀 꽃을 저마다의 폰에 담는 사람들이 보인다. 마음의 짐을 조금 덜으려 쓰는 글이지만 혹시 나처럼 봄이 오는 길목에서도 여전히 겨울인 이들을 위해 이 노래를 추천한다. 묘하게 위로가 되고 있으니 듣길 잘했다.


아직 8시가 되지 않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며 설거지를 끝냈고 이를 닦았다. 침대에 기대어 앉아 글도 쓰고 있다. 종일 무겁게 내려앉은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리기 전에 다시 녹았다. 이 정도면 되었다. 지금은 이걸로 되었다. 이럴 땐 더 바라는 마음조차 버겁기 때문에 만족하고 누워서 마음에 안정을 주는 말씀 같은 영상을 틀고 잠에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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