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기분이 가라앉았는데
허각 목소리를 듣자마자 웃었다.
기분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아
자꾸 빠지고 있었는데
조금씩 끌어올려준다.
가수 허각과 정은지 둘 다 좋아하는 가수라
다른 생각 없이 듣고 있기만 해도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효과가 있다.
아주 신나지는 않는 날에
마음을 조금 가볍게 유지하고 싶을 때
이 정도의 밝음이 딱 좋은 것 같다.
그럼에도 생각이 많아진다.
곡이 주는 느낌처럼 조금은 단순하고 밝게 살고 싶다.
세상의 짐을 다 짊어진 것처럼 무겁게
사실 그렇지도 않으면서 불필요하게 깊이
매사에 진지하려고 애쓰면서 살 필요가 있을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은가?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감사하고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청소하시는 물줄기가
햇빛을 받아 빛나는 오전에 감사하고
방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는 지금에 감사한다.
언제든 연락하면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에 감사하고
부르면 대답해주는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고
집 근처 공원이 있음에 감사하고
세상에 봄이 왔음에 감사한다.
요즘은 동생 방에서 지내고 있는데
어쩐지 마음이 편하다.
이 방이 참 낯선데 아늑하고 편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엉이는 돈을 가져다준다고 하면서
침대 맡에 놓아둔 열쇠고리도
엄마가 사주신 염주도
동생과 내가 그린 그림 액자도
심심하면 읽으라고 두고 간 책도 감사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면 그냥 살아도 괜찮은 걸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걸 잘하는지,
내가 가진 장점이 뭔지 혹은
그 반대는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기는 참 힘들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 다 맞는 것도 아니다.
마지 못해서 하는 칭찬과
이유 없이 하는 비난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알아야 하나?
반드시 찾아야 하나?
세상의 모든 질문에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대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1+1=2에 대한 의문까지 들기 시작하면서
옳고 그름의 기준이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날.
바다라는 곡을 들으면서 할 생각이 맞나 싶지만
같은 곡을 듣고도 언제든 다른 생각을 한다.
아마 내일의 내가 이 곡을 다시 듣는다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쁜 노래를 듣는다고 꼭 기쁘지도 않고
슬픈 노래를 듣는다고 꼭 슬프지도 않다.
24시간 365일 기쁘기만 한 삶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안고 살아간다.
지금 울적한 사람,
나중에 웃을 수 있기를.
답은 없지만 길은 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다른 길을 걸어간다.
+ 완벽한 건 사실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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