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나의 작사법 #6

옵티머스 2021. 6. 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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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의 작사법 #6

가사를 쓸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고 한다. 글을 쓸수록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책에서 말한 그대로 한 사람을 이해한다기보다, 다양함이 존재함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다. 사람뿐 아니라 글과 사물까지도 그러함을 인정하게 된다.

상황에 따른 변수는 무한하다. 동일한 것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이나의 작사노트 p.224에 정리한 진행 단계에 따른 사랑 노래들 리스트를 보면 썸에서 완전한 극복까지의 단계가 있고 각 단계도 감정이나 결과에 따라 나뉜다. '응 그렇지~'하는 곡도 있고 '아 그렇구나'하게 되는 곡도 있다.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지만 사랑만 해도 이렇게 수많은 단계가 존재함을 안다면 절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p.224 생각

캐릭터 구축을 위해 사용된 '자' '뭐' '막' 등은 표정뿐 아니라 행동과 느낌 어쩌면 분위기까지 새로 입혀준다. 단 한 글자의 위력이다. 청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노래의 결이 달라진다. 감탄사로 인한 확실한 상상은 아이유의 곡에서 몇 번 느꼈던 것 같다.

가사 속 캐릭터 역시 사람이라 한 면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글과 '입체적인 구상' '분명한 색깔'과 같은 단어들이 와닿았다. 가사는 한순간이나 장면뿐 아니라 한 사람을 만드는 일이다.

~p.234 생각

이불 킥을 했던 경험이 가사를 쓰는데 도움이 된다면 나는 누구보다 가사를 잘 쓸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다양한 감정과 상황 경험이 양분이 된다고 하니까. 글을 쓰는 것도 그저 평온한 일상의 연속이라면 매일 비슷한 말을 하게 된다. 절대 페이지를 접지 않고 넘어가지만 '절대'라는 것을 사라지게 만든 p.249다.

지질하고 예민하고 남들과 조금 다른 면이 '훌륭한 도구'가 되어주니 '직시하라'. 현실 + 창작의 밸런스를 잡는 과정에서 나의 일부에 상상을 더해 만든 캐릭터는 '극적'이고 '사실적'이기도 하다. 훌륭한 삶이 훌륭한 가사로 이어진다기보다 다양한 지질함이 공감을 사는 가사로 변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누군가의 구질구질함이 대중이 공감할 가사가 된다니!

책에서 몇 번이나 '이렇게 솔직해도 될 일인가!' 싶은 때가 있었다. p.250의 '착한 사람 콤플렉스'이야기 역시 그렇고 나도 그런 사람이기에 공감했다.

아이유의 <좋은 날>이 다르게 들린다. 나는 오빠가 좋다는 구절만 듣고 노래를 끝까지 듣지 않았던 시간이 지나고 (그땐 그랬다.) 아이유를 다시 알게 되고는 달리기를 하며 <좋은 날>을 자주 들었다. 그제야 세상 남자들을 움직인 힘을 느꼈고 노래가 좋다고 생각은 했지만 다른 곡과 다르게 가사에 집중해서 듣거나 찾아보지는 않았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나도 오빠가 너무 좋지만 감출 수 없음을 노래하는 일종의 혼자 하는 사랑 고백 노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였다는 결론까지는 예상할 수 없었지만 책 속 가사를 읽으니 군데군데 심어둔 '거절'의 흔적이 보인다. 슬픈 노래가 꼭 슬프게 들려야 하는 것도 기쁜 노래가 꼭 기쁘게 들려야 하는 것도 아님을 알게 된 페이지들이다.

~p.254

나만 이런 것 아니라는 생각이 위로가 될 때가 있지만 나만 하는 생각이 아니라는 게 힘들 때도 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 겪을 순간이지 않을까? 아, 나도 그 생각했었는데...

될 연은 이어진다. 작업과 내가 되든 사람과 내가 되든 상대가 어떤 무엇이든 우리가 잘될 거라면 되기 위해 이어지고 있다. 책에서 '맞춰지길 기다리고 있었던'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그렇다고 믿는 건지 믿고 싶은 건지 확실하지는 않아도 이런 생각을 좋아하는 편이다.

가사는 '듣는 글'이고 댄스곡은 안무까지 신경 쓰며 가사를 쓰기도 한다.

안으로 쓰던 글을 밖으로 쓰기 시작한 게 이 블로그다. '좋은 이야기'가 아닌 것들도 밖으로 꺼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누르고 숨기는 나의 내면을 솔직하게 쓰는 공간에서 어쩐지 해방감을 느낀다. 이 책도 나와 감정 사이의 좋은 도구가 되어주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얼마나 솔직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공감'의 크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기에 그런 걸까? 숨기고 싶은 내면이 존재하기 때문일까? '솔직'과 '공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p.271 생각

첫 이별을 떠올리며 <나만 몰랐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내 귀에 조금 더 슬프게 들리는 이유는 반대의 입장에서 상대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첫 이별은 그랬으니까. 미안하고 후회했고 하지만 그래야만 했던 이유가 있던 걸 인정하며 이제는 덤덤한 슬픔이 느껴진다. 그래서 지금이 더 슬프다.

~p.277 생각

타이틀곡은 제약이 많다는 부분을 읽고 바로 아이유의 <Celebrity>가 떠올랐다. (실제로 그렇다고 연필로 메모도 해두었다.) 공감, 무대, 콘셉트, 라이브 그리고 앞에서 말하던 내면의 모난 나라는 주제 모두 부합하는 곡이라서 그런가 보다. 아주 대중적인 곡에 공감한 적 드물지만 이 곡은 여전히 자주 듣고 있는 곡 중 하나다. 언제 들어도 편해서 의외다. 반대로 가인의 <그녀를 만나>는 만나는 중에 나 말고 다른 사람 만나기를 바란 적 없기 때문에 경험 없는 공감의 부족이 곡과 멀어지게 한다. 그리고 나는 비교적 내가 '준' 상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된소리로 리듬감 살리기 - 김이나의 작사노트

~p.291

지망생들의 슬픈 발라드곡 가사는 대체로 비슷비슷하다. 시점을 다르게 잡아 다양한 캐릭터 만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p.297

사진 속 음표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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