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같은 만남이 있다. 이렇게 만나지는 구나. 이렇게도 만나지는 구나. 그런 만남이 있다. 시간을 거스르고 거슬러서 당신을 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리면 여전히 아주 선명하지는 않은 것이 조금 아쉽다. 그 날 어디였을까. 정확히 언제 였을까. 날씨는 어땠을까. 오늘처럼 내가 좋아하는 비가 왔을까. 아니면 하늘이 맑았을까. 일기를 썼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한다. 아주 자세히 기록했어야 했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어렴풋이 남아있는 잔상이 아름답기도 하다. 때로는 이럴 때 더 아련하니까. 그래서 우리의 시작이 언제인지는 모른다.
어디선가 목소리를 들었다. 어떤 이유였을까. 그냥 끌림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게 운명이라면 운명일까. 애타게 찾았던 기억은 남아있다. 솔직히 생각보다 노래는 아주아주 좋지는 않았던 느낌이었지만 다른 곡들을 들으면서 이 사람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요즘도 가끔 아니 자주 아니 매번 들을 때마다 와- 어떻게 목소리가 이렇지 하면서 감동한다. 이렇게 덤덤하게 글을 쓰지만 10년 넘게 들을 때마다 좋고 떨리고 설레는 목소리는 흔하지 않다. 뭘까. 왤까. 나도 그 이유가 궁금하다. 알아서 설명해주고 싶다. 하지만 나도 모르겠다. 왜 이 목소리여야만 했을까?
이렇게 오랜 시간 한 사람을 좋아하면 어딘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끊을 수 없는 어떤 무엇이 존재하는 것 같은. 공연을 몇 번 보러 갔지만 갈 때마다 새롭다.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해 만날 수가 없다. 우리가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윤하의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겠다. 긴 시간 많은 날들에 bgm으로 있어준 위로에 감사한다. 감정과 장면에 어울리는 적절한 배경음악이 되어 주었다. 만남과 헤어짐에 슬픔과 기쁨에 다양한 곡들로 흐르던 목소리. 자다 깨서 글을 적게 될 만큼 좋다.
이 글을 적게 만든 곡은 나의 하루하루. 아직 발매되지 않은 곡이고 언젠가 할 것이라 말은 했지만 더컬러에서 주니엘님과 함께 불렀다. 듣자마자 이 곡은 누구에게도 주면 안된다고 윤하가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젠가 내가 갔던 콘서트에서도 불렀었다고... 사실 몰랐다. 그게 그 곡이었는지... 아무렴 어떤가 싶다. 가사도 너무 공감되고 중간중간 들리는 숨소리도 좋고 부드럽고 맑은 목소리가 곡을 잘 담아냈다. 아 어떻게 목소리가 이렇지. 하며 꺅꺅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혼자 입술을 씰룩거리며 내적 흥분만 한다. 곡이 나오면 소리를 한 번 지르는 정도의 감탄은 해야지.
윤하는 나에게 위로고 힘이다.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좋아한다고 말을 해주고 싶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아름답다. 나를 비롯한 많은 팬들에게 누구보다 빛나는 존재라는 걸 기억하고 좋은 음악 들려준다면 더 바랄 것 없다. 참 이상한 끌림이 있다. 만난지 오래라 너무너무 보고싶고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고 늘 아프지 않게 건강하게 적당히 일하고 많이 벌면 좋겠다. ㅋㅋ 우리 추억은 계속 쌓일 거고 아마 오랜 시간 함께 하게 되지 않을까. 운명 같이 만났고 선택으로 이어진 관계. 좋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떤 단어가 좋을까.
당신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리고 가장 멀리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응원하는 팬이고 싶다. 이렇게 마음을 풀어 쓰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이 쏟아지는 기분이 든다. 오래 함께 하자. 사랑해,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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