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테이블 앱이 유용할 때는 이럴 때다. 오늘 뭐 먹지? 고민에 대한 답을 바로 찾을 수 있다. 만약 그게 오늘이 아니라면 내일, 모레 또는 그다음으로도 남겼다가 갈 수 있으니 기념일에나 특별한 날에는 앱에 슬쩍 들어가서 근처 레스토랑을 훑는 것도 방법이다. 자주 데이트하는 커플이나 외식이 잦은 사람들은 잠깐 쉴 때 들어가서 구경하는 걸 추천한다. 미리 준비해서 나쁠 건 없다!
그렇게 캐치 테이블 앱에서 랩 24 바이 쿠무다를 보고 바로 예약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나의 오만함을 잊고 예약 취소 알림을 해뒀다. 갈 운명이라면 가게 되겠거니 하며 기다렸다. 알림이 온다고 다 예약이 가능한 게 아니고 예약 대기 100명에게 동시에 카톡이 가면 가장 빠르게 예약 버튼을 누르고 예약금 60,000원을 결제해야 비로소 예약을 완료한 것이다.
그렇게 몇 번의 실패 끝에 포기할까 했지만 어쩐 일로 콘서트 취소표를 결제하듯 타이밍 좋게 적절한 시간에 예약할 수 있었다. 1초의 고민 없이 바로 결제하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이렇게 해서 가야 하는 곳인가? 그렇다. 갈 때도 그럴 거라 생각했고 방문 후에도 그랬다고 생각한다.
예약 시간에 맞춰 입장하고 자리를 안내받았다. 생각보다 넓지 않고 생각보다 더 넓게 바다가 보였다. 통창이라 한 면이 넓은 바다로 꽉 차 특별한 인테리어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아 공간을 둘러보고 섬세한 센스가 돋보이던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부산 송정 랩 24 바이 쿠무다를 검색하려고 하면 자동 완성으로 드레스 코드가 뜰 정도로 문제였던 것 같다. 앱에도 당부의 글이 있고 카톡으로도 드레스 코드 안내가 온다. 기본 예의라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바다 바로 앞이라 그대로 방문하는 분들이 계셨나 보다.
8월 기준 런치 코스 가격은 1인 기본 45,000원에 메뉴 선택에 따라 금액이 추가된다. 방문 전 후기를 몇 개 읽고 메뉴 변경하지 않고 기본 코스로 먹는 것을 추천하는 분들이 있어 그렇게 주문했다. 음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앱이나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굳이 하지 않기로 하고 기억의 흐름대로 쓰는 글이다. 참고로 10월에는 런치, 디너 가격 인상이 있다고 한다. 메뉴가 어떻게 변경될지 궁금하지만 창가에 앉으려면 세 달 전에 예약해야 한다!!
식전 빵이 맛있어서 시작이 좋았고 손으로 먹은 단호박과 게살 아뮤즈 부쉬는 입맛을 돋우기에 좋았다. 입 안에서 여러 가지 맛이 어우러져 춤을 춘다는 표현이 맞겠다.
테이블 위 꽃과 버터 디쉬와 글라스의 구도가 마음에 들었다. 방문 전 에드워드 권 셰프 님 유튜브로 보고 꽃을 통일한다는 말씀이 떠올라 다른 테이블을 확인했다. 방문 전 유튜브에서 랩 24 메뉴 개발 과정을 슬쩍 맛볼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 본 셰프님들 계셔서 반가웠어요.
맛있었습니다. 사진을 잘 찍기도 했지만 정교함에 놀랐다.
관자요리는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보여줬습니다. 소스 마지막 한 방울까지 긁어서 먹었는데 이상할 정도로 재료가 잘 얽힌 맛이었다. 요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질 정도라 충분히 맛을 음미하며 즐겼던 시간이었고 훌륭한 디쉬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따로 나오는 현미칩을 적당한 크기로 뜯어서 같이 먹으면 식감이 좋고 현미칩만 먹어도 바삭하고 담백해서 맛있었다.
트러플 카푸치노라는 메뉴명에 맞게 부드러운 맛에 송로버섯이 담긴 박스를 가지고 오셔서 직접 갈아주시는 부분은 경험의 필요를 느낀 순간이었다. 밥만 먹으러 방문하는 곳이 아닌 경험이라는 말씀이 떠오르기도 했다. 시간과 공간을 산 기분이었다.
송로버섯은 호불호 강한 재료라 혹시 좋아하지 않는다면 미리 체크할 것을 추천한다.
다음은 메인인 닭가슴살 요리고 눈으로 먼저 먹은 다음 입으로 맛을 느꼈다. 닭가슴살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몰랐을 정도로 식감이 부드럽다. 치즈의 풍미가 느껴지고 자칫 느끼할 수 있을 메뉴지만 소스와 가니쉬를 곁들여 먹으니 마지막까지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일행과 동일한 메뉴를 주문했지만 경험의 차원에서 서로 다른 메뉴를 주문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배가 부르기도 했고 기본 디저트로도 충분하다는 후기를 보고 갔던 터라 추가로 주문하지는 않았다. 다만 특별한 날이라면 추가 디저트를 주문해서 레터링까지 하는 것도 좋겠고 디저트를 아주 좋아하는 분이라면 드셔 보시라 권하고 싶다.
커피와 티 중 티를 선택했고 충분히 시간을 가지며 향을 맡고 티를 골랐다.
디저트는 아뮤즈 부쉬 사이즈로 나오고 총 네 가지다. 많이 달기 때문에 달지 않은 티를 고르는 걸 추천한다. 다소 아쉽던 디저트였고 티는 좋았다.
예쁘지만 많이 달고 아주 특별한 맛인지는 모르겠던 피스들이었다. 사진을 보니 디저트가 날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추가로 옥상에 하늘정원이라는 곳이 좋았다. 아무도 없기도 했고 날도 좋았으며 탁 트인 바다 뷰에 신나서 찍은 사진이다. 앞에 잠시 서서 밖을 바라보며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보던 뷰와는 또 다른 경치에 감동했다. 주차 3시간 무료라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은 식사 후 바닷가를 걸으면 어떨까.
만족했던 방문, 소중한 사람들과 뜻깊은 시간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내 돈 내산, 솔직한 후기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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