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이라는 가수를 처음 알게 된 계기가 바로 임영웅의 보라빛 엽서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 옆에서 이런저런 노래를 함께 듣다가 이 곡이 뭔지 물었던 기억이 있다. 원곡은 가수 설운도가 불렀고 작사 김연일, 작곡 설운도, 편곡 임현기다. 네이버 검색으로 가사를 확인하고 생각보다 짧아서 놀랐다. 생각해보면 스치듯 처음 들었던 그날에도 정확한 가사의 의미가 중요하지는 않았고 듣자마자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를 느꼈다.
곡도 가수도 모르던 곡을 몇 초의 짧은 시간에 궁금하게 만드는 힘은 대단하다. 세대를 떠나 시대를 떠나 찾게 되는 노래다. 2020년 3월 발매된 곡이니 벌써 1년 하고도 6개월 정도가 지난 곡이구나. 그럼에도 아직 그때 부모님과 함께 미스터 트롯을 보고 듣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추억이 곡에 담겨 인생에 남는다. 행복이 이런 것 아닐까? 북적거리던 집, 노래를 흥얼거리는 부모님 목소리, 손뼉 치며 좋아하던 아이들...
임영웅의 보라빛 엽서는 트롯과 발라드 사이 어딘가에 있다. 그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묘하게 새로운 장르를 재창조한 듯 노래를 부른다. 가족과 친척들은 각자 다른 멤버들을 응원하지만 또 함께 미스터 트롯의 모두를 응원하기도 한다. 그중 영웅님 팬은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고 가끔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했다. 나도 이 말에 공감했고 작년 그리고 올해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는 이 시기에 '함께' 응원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 만으로 감사했다. 무엇보다 살면서 이런 경험 처음이라고 하며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부모님 세대 혹은 그보다 연세 많으신 분들을 만날 때면 미스터 트롯 프로그램과 모든 출연진께 감사했다.
이 곡은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고 비교적 젊은 세대에 속하는 나 역시 여전히 즐겨 듣는 곡이다. 오랜 시간 모두의 힘이 되어 곁에 남아주기를 부탁드리며 당신의 안전과 건강을 바랍니다.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 좋은 일 하나씩 더해지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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