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지만, 나는 유행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유행을 이끄는 사람도 아니다. 저만치 떨어져 혼자 유유히 떠다니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정확히 한 박자 정도 늦게 온다. 나이를 생각하면 유치할 수 있을 스토리라고 생각했지만 몇 회를 보는 동안 풋풋한 감정에 나도 모르게 조용히 웃고 있었다. 선입견은 무섭고 동시에 우연히 깨진다.
드라마는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중간에 흐르던 김뮤지엄의 목소리는 나를 멈추게 했다. 듣자마자 아는 목소리인데 누구였더라 한참 생각했고 김뮤지엄의 우린 이미라는 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왜인지 흐뭇했다. 전반적인 드라마의 전개나 분위기와 어울리는 가수 같아서였을까? 한창 즐겨 들었던 목소리라서 반가웠을까? 여하튼 둘은 참 잘 어울린다.
때로는 아니 우리는 어쩌면 자주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고 어쩌지 못하는 인생을 산다. 흔히 머리로는 아는데 또는 마음은 그게 아닌데 하는 것들을 자주 마주한다. 괜히 중력이라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 운명에 기대기도 한다.
너에게서만 빛을 보던 때가 있었다. 다른 모든 생물과 무생물이 어둠에 가려지고 세상에 당신과 나만 존재하는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던 시간이 있었다. 멀리서 너를 보고 있지만 이건 분명 운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지 않고는 이렇게 가슴이 반응 할리 없었다. 내 눈은 너만 따라다녔고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칠 것 같으면 본능적으로 네 눈빛을 피했다. 괜히 다른 곳을 응시하며 나를 누르고 있었다. 나에게 시공간을 초월하는 능력이 있었다면 우리의 마침표를 거기에 찍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든 둘이서 앞으로 걸어갔을 것이다.
어른이 되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알고 있으면 멈추게 된다. 좋을 수도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어서 이제는 과거에 둔 우리도 사실 잘 모르겠다. 당신은 어디에 있었을까? 나는 또 어디에서 너를 불렀던 걸까? 드라마와 OST가 잠시 과거로 시간을 되감았다. 나쁘지 않다. 이럴 때 요즘 말로 오히려 좋아! 하면 된다. 그래, 오히려 좋다!
우리는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너를 참 많이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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